
오픈AI 매출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소식 하나에 반도체 관련 주식이 일제히 흔들렸습니다. 제가 직접 계좌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는 단순한 진리였습니다. 이번 주 미국 증시에서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낸시 펠로시는 왜 하필 이 시점에 상업용 부동산을 샀는지, 그리고 AI 시대에 손대면 안 되는 종목은 어떤 기업인지 정리해 봤습니다.
AI 쇼크와 오픈AI 매출 논란, 사실은 이랬습니다
이번 주 S&P 500은 1.1% 올랐는데 나스닥은 겨우 0.2%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의 의미가 뭔지 처음엔 가볍게 봤는데, 곱씹을수록 중요한 신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이 시장 평균을 밑돈다는 건, 그동안 증시를 끌어올리던 기술주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원인은 오픈AI 매출 이슈였습니다. 연환산 매출(ARR)이란 매달 발생하는 수익을 12개월로 단순 환산한 값인데, 오픈AI의 ARR은 50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700억 달러를 기대하고 있었죠. 알고 보니 이 200억 달러 차이는 계산 방식이 달랐던 탓이었습니다. 오픈AI는 자체 매출만 집계했고, 시장이 참고한 수치는 전체 결제액 기준이었습니다. 매출이 줄어든 게 아니라 기준 자체가 달랐던 겁니다.
그런데 제가 이 팩트를 확인하고 나서도 완전히 안심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AI 플랫폼 시장에서 토큰 단가가 점점 내려가고 있고, 다양한 앱과 서비스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특정 기업에 집중된 수요가 분산되는 구조적 변화가 함께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 착시는 해소됐지만, 성장 속도 둔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반도체 ETF인 SOXX를 보면 9월에 반등했다가 10월 들어 3일 연속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SOXX란 미국 반도체 관련 기업 30개를 묶은 ETF(상장지수펀드)로, 반도체 섹터 전체의 체온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출처: iShares SOXX ETF 공식 페이지). 저점이 낮아지고 있지는 않아서 당장 패닉 셀을 할 상황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이런 흐름이 2~3주 이어지면 단기 심리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 주 선전한 종목들도 있었습니다. 맞춤형 AI와 사이버보안 수요가 함께 커지면서 팔란티어가 신고가를 경신했고,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6%대 상승을 보이며 역시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월마트도 1시간 픽업 서비스 도입 기대와 연말 쇼핑 시즌 효과에 힘입어 6~8% 올랐습니다.
미국 국채 입찰 결과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30년물은 응찰 배율이 줄어 수요가 약했지만, 10년물은 응찰 배율이 2.71배에서 2.77배로 오히려 늘었습니다. 여기서 응찰 배율이란 발행 물량 대비 실제 매수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채권 수요가 강하다고 해석합니다(출처: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10년물 금리가 실제로 하락한 점은 주식시장에도 우호적인 신호였고, 이번 주 S&P 500이 나스닥보다 더 크게 오른 배경이기도 합니다.
- 나스닥 0.2% 상승 vs S&P 500 1.1% 상승 — 가치주 우위 흐름 확인
- 오픈AI ARR 500억 달러 vs 시장 기대치 700억 달러 — 계산 방식 차이가 원인
- 10년물 국채 응찰 배율 상승 — 주식 시장에 우호적 신호
- TSMC 3분기 누적 매출 전년 대비 51% 급증 — AI 반도체 수요 여전히 강함
- 팔란티어·비자·마스터카드·월마트 신고가 또는 급등
낸시 펠로시 투자와 AI 시대의 위험 종목
낸시 펠로시가 이번 달 공시를 통해 밝힌 신규 투자 종목은 단 하나, 상업용 부동산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건물을 인수·관리하는 비상장 리츠 펀드에 50~100만 달러를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의외였습니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오피스 부동산을 왜 지금 사는지 납득이 잘 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관련 상장 기업인 킬로이 리얼티(KRC)의 흐름을 보고 나서 맥락이 잡혔습니다. 80달러 넘던 주가가 34달러까지 빠진 상태, 현재 배당수익률 6.35%로 바닥 횡보 중입니다. 고배당수익률이란 주가가 낮아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주가 반등과 배당 소득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줍니다. 배당을 받으며 기다리는 전형적인 역발상 투자처럼 보입니다.
제가 펠로시의 전체 포트폴리오 비중을 들여다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상위 5개 종목이 엔비디아,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로 채워져 있고, 반도체는 인텔이 아닌 브로드컴 비중이 훨씬 큽니다. 인텔의 비중은 1%대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두 번 인텔을 매수했다고 해서 큰 베팅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론 포트의 극히 일부였던 거죠. 세일즈포스 비중이 7.5%나 된다는 사실도 예상 밖이었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인텔보다 비중이 높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었습니다. 반도체·전력·사이버보안이라는 세 가지 테마가 포트의 중심축이라는 게 분명히 읽혔습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 확장을 위해 SpaceX가 저대역 주파수 확보에 나선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위성통신망에 주파수까지 더해지면 기존 통신사의 지상 네트워크 의존도를 빠르게 흔들 수 있습니다. 버라이즌이 하루 만에 6.9% 급락한 게 그 반응이었는데, 제 경험상 이 정도 낙폭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사업 모델 자체에 대한 의심이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신호로 읽힙니다.
AI 시대에 구조적으로 위협받는 기업 유형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이 기업들의 차트와 사업 구조를 살펴봤는데,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주가가 많이 빠져서 싸 보이지만, 빠진 이유가 단순한 시장 변동성이 아니라 사업 자체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콜센터·고객응대 서비스 기업처럼 AI 챗봇과 AI 상담이 대체하는 분야, 단순 결제 중계 수수료에 의존하는 핀테크, 사무용 복사기 판매·유지보수 기업이 대표적입니다. 필름 카메라가 사라졌듯, 이 기업들의 수요도 회복 없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크게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심리,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런 종목은 단기 반등 후에도 더 낮은 바닥을 만들 때가 많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픈AI 매출이 기대치보다 낮게 나왔는데, 반도체 주식을 지금 팔아야 할까요?
A. 이번 쇼크의 핵심은 매출 자체가 줄어든 게 아니라 계산 기준이 달랐던 겁니다. 다만 AI 관련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구조적 흐름은 별도로 봐야 합니다. 저점이 낮아지지 않는 상태라면 당장 손절보다 비중 점검이 먼저입니다. 특정 섹터 쏠림이 심하다면 지금이 분산을 검토할 시점일 수 있습니다.
Q. 낸시 펠로시가 산 종목을 따라 사도 될까요?
A. 공시로 공개되는 정보는 실제 매수 시점보다 늦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몇 퍼센트 비중인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번에 매수한 오피스 리츠 펀드는 비상장이라 일반 투자자가 직접 접근할 수도 없습니다. 종목보다 그 사람이 어떤 테마와 산업을 어느 비중으로 가져가는지 흐름을 읽는 데 참고하는 게 더 유용합니다.
Q. 주가가 많이 빠진 종목은 싸게 살 기회 아닌가요?
A. 주가 하락 원인이 일시적 악재냐, 사업 구조 자체의 문제냐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콜센터·복사기·단순 결제 중계처럼 AI가 직접 대체하는 영역은 반등이 와도 다시 더 낮은 바닥을 만드는 패턴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싸 보인다는 느낌보다 앞으로도 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지는 것이 맞습니다.
Q.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내려오면 주식에 좋은 건가요?
A.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은 주식 밸류에이션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특히 금리 부담으로 눌려 있던 가치주나 리츠가 먼저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금리 하락이 경기 둔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기업 실적이 함께 받쳐주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론
이번 주 시장을 정리하면서 제가 다시 한번 느낀 건,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고파는 타이밍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고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S&P 500의 역사를 보면 하락장은 평균 1년, 31% 하락이었지만 상승장은 평균 5.3년, 254% 상승이었습니다. 기간으로도 수익으로도 상승이 다섯 배 더 길고 컸습니다. 존 보글의 말처럼 시간은 친구이고 충동은 적이라는 게 새삼 와닿습니다.
제가 앞으로 계속 점검할 세 가지 테마는 반도체·전력·사이버보안입니다. 낸시 펠로시의 포트가 그렇고,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그렇고, TSMC의 실적이 그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TSMC·JP모건·골드만삭스 실적과 CPI·PPI 발표가 겹치는 구간인 만큼, 서두르기보다 지표를 확인하면서 조용히 판단하는 한 주를 보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