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금리가 오르면 성장주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ARK의 주주 서한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고금리 시대에도 AI 혁명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논리, 과연 그냥 넘길 수 있을까요?
고금리가 두렵지 않다는 논리, 근거가 있을까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US 10-Year Treasury Yield)가 5%를 넘어섰을 때, 저도 포트폴리오를 보며 꽤 긴장했습니다. 여기서 10년물 국채 금리란 미국 정부가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때 지불하는 이자율로, 시장 전체 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기준선입니다. 이 수치가 올라갈수록 성장주의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술주가 흔들리는 것은 사실 당연한 반응입니다.
그런데 ARK 측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미국 10년물 금리의 130년치 장기 데이터를 보면, 3~6% 구간이 사실상 역사적 평균이라는 것입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FRED 데이터베이스). 2020년 전후의 초저금리가 오히려 비정상이었고, 지금은 그 평균값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라는 논리죠. 제가 처음 이 차트를 봤을 때 "이렇게 보면 지금 금리가 그렇게 이상한 수준은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 ARK는 이번 금리 상승이 인플레이션 때문이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한 GDP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 상승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물가 때문에 금리가 오르는 게 아니라 경제 자체가 강해져서 금리가 오른다는 뜻으로, 이 경우 기업 이익도 함께 늘어날 수 있습니다.
ARK가 집중하는 다섯 가지 파괴적 혁신 분야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인공지능(AI): 추론 비용이 수년 만에 99% 이상 하락하며 대중화 가속
- 로봇 공학: 제조·물류 자동화로 생산성 혁명 직접 견인
- 에너지 저장: 리튬 배터리 원가 하락이 전기차·재생에너지 시장 확장
- 유전체학(Genomics): AI와 결합해 신약 개발 비용·기간 급감
-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탈중앙화로 거래 비용 절감
이 다섯 가지가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서로 얽히며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과거 산업혁명은 전기·전화·내연기관, 이렇게 세 가지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그 다섯 배 조합이라는 것이죠.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비슷한 맥락에서 AI 에이전트 시대가 PC 시대와 클라우드 시대를 합친 것보다 수십 배 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출처: Microsoft Investor Relations).
제가 직접 써봤는데, 2년 전에는 월 5만 원 이상을 내야 쓸 수 있던 AI 기능을 지금은 훨씬 저렴하게, 심지어 무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비용 하락이 시장 확대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체감상 틀리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다만 이 성장이 실제 GDP와 기업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격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달러강세와 투자 전략, 제가 반신반의하는 이유
ARK가 최근 강달러 전망을 내놓은 부분은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달러에 대해 크게 언급하지 않던 곳인데, 지금은 1980년대 수준의 초강세 달러를 대비하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실질실효환율(REER, 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을 기준으로 보면, 달러 가치는 최근 수십 년간 오히려 우상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실질실효환율이란 특정 통화가 교역 상대국들의 통화 대비 실질 구매력을 얼마나 갖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흔히 보는 달러인덱스(DXY)보다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합니다.
제가 직접 구독 비용을 따져봤는데, 클로드, ChatGPT, 구글 워크스페이스, 넷플릭스, 아이클라우드… 이것저것 더하니 직원들 구독료까지 포함하면 매달 적잖은 금액이 미국 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제 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미국 기술 서비스에 지불하는 구조적 달러 수요라는 점에서 강달러 논리가 완전히 허황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모순이 눈에 걸립니다. ARK는 고금리 환경에서 부채가 많은 기업을 경계하라고 경고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투자하는 바이오테크나 초기 성장주들은 대부분 적자 기업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한 주장은 일단 한 번 걸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펀드 운용사는 결국 자사 펀드의 매력을 높여야 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금과 달러의 관계도 생각해볼 지점입니다. 달러인덱스(DXY)란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수치화한 지표인데,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일 때 금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금에 투자하는 경우라면 국제 금값이 내리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국내 금 가격은 오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볼 만합니다. 이 부분은 단순히 "금이 좋다, 나쁘다"로 결론 내기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ARK의 투자 전략 제안은 크게 세 방향입니다.
- 미국 장기채 비중 축소: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채권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
- 금 비중 조정: 강달러 기조가 지속된다면 금의 달러 표시 가격 부진 예상
- 미국 혁신 자산 집중: AI, 로봇, 유전체학 등 파괴적 혁신 섹터 비중 확대
제가 이 전략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QQQ 같은 상품으로 혁신 기업 전반에 분산 투자하면서, 개별 종목은 별도로 검토하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무난한 접근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캐시 우드의 논리가 맞든 틀리든, 미국 기술 산업 전체에 베팅하는 구조라면 특정 전문가의 전망에 의존할 필요가 줄어드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금리가 오르는데 왜 미국 주식을 사라고 하나요?
A. ARK의 논리는 이번 금리 상승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경제 성장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입니다. 실질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제가 강해진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고, 그 경우 기업 이익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논리가 실제로 증명되려면 AI 투자가 실질적인 GDP 성장으로 연결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 캐시 우드가 말하는 다섯 가지 혁신이 진짜 그렇게 클까요?
A. 가능성 자체는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AI 추론 비용이 수년 만에 99% 이상 하락했고, 이 패턴은 과거 전기 보급, 리튬 배터리 원가 하락과 유사한 흐름입니다. 다만 '얼마나 빠르게' 실물 경제에 반영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고, 기대가 너무 앞서면 조정 국면에서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달러가 계속 강세면 금 투자는 아예 하지 말아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국제 금 시세가 달러 기준으로 하락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함께 오른다면 한국 원화 기준 금 가격은 오히려 상승할 수 있습니다. 달러강세 시나리오라면 국내 금 투자가 간접적인 환율 헤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Q. ARK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QQQ에 투자하는 것,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ARK ETF는 테슬라, 바이오테크, 블록체인 등 고위험 성장주에 집중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로, 변동성이 매우 큽니다. 반면 QQQ는 나스닥 100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 전반에 분산됩니다. 같은 기술주 투자라도 리스크 수준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 성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ARK의 주장을 읽으면서 "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낙관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AI 혁명이 생산 비용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미국으로 흐르는 구독료와 투자 자금이 실제로 늘고 있다는 현상은 제가 직접 체감하는 부분이라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의 전망을 전적으로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금리·환율·기업 실적·AI 산업 성장 속도를 각각 따로 살펴보면서, 시장이 흔들릴 때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파괴적 혁신에 관심이 있다면, 특정 펀드 매니저의 판단보다 나스닥 100 같은 지수 상품으로 기술 산업 전반에 분산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